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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사뿐 걸어가 | Theme :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미래의 농업을 꽃피우는
또 다른 시작의 공간

진천 뤁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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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한 물이 각종 담수어가 모인 양식장에 산소를 채운 다음, 온갖 식물 뿌리로 스며들어 양분을 공급한다. 싱그러운 잎사귀와 탐스러운 열매마다 생기를 북돋우고 나면 본연으로 돌아가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미래농업 복합문화공간, 진천 뤁스퀘어(Root Square)가 실현해온 생태계 선순환의 의미다. 세상에 존재하는 업(業) 가운데 유일하게 생명력을 꽃피우는 농사로부터 잠재성을 발견한 이곳에선 대자연과 혁신 기술이 어우러진 내일을 앞서 만나볼 수 있다.

오민영 – 사진 안지섭

하늘과 맞닿은 미로 같은 길의 중앙, 인공연못엔 바람 따라 잔잔히 물결이 인다.
이 물이 양식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작물에 영양분을 전하며 농업이 지닌 가치를
지속해서 드높일 것이다.

하늘과 맞닿은 미로 같은 길의 중앙, 인공연못엔 바람 따라 잔잔히 물결이 인다.
이 물이 양식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작물에 영양분을 전하며 농업이 지닌 가치를 지속해서 드높일 것이다.

밭과 연구실이 공존하는 신기술 농업의 현장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연초록빛 줄기에 건강한 기운을 한껏 머금은 채소가 프로토타입(PROTOTYPE) 테스팅 랩 공간 안에서 다채로이 펼쳐져 있다. 밭과 연구실이 공존하는 이 공간은 한마디로 ‘흙 없는 농사’를 구현한다. 물고기 양식장에서 나온 배출수를 양액으로 전환해 수경재배에 활용하는 신기술인 아쿠아포닉스(Aquaponics)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입구에서 보여주는 광경부터 독특한 이곳 뤁스퀘어는 농업솔루션기업 ‘만나CEA’가 올해 5월 탄생시킨 농업문화복합공간이다. 약 2만㎡(6,000평)에 이르는 대지 위에 짜임새 있게 조성한 시설은 우리나라 농업기술과 문화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미래를 그려낸 청사진이다. 여기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웰컴센터’는 모든 혁신의 근간이 머무는 땅, 진천에서 나는 쌀과 숯을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인다. 생명 에너지를 품은 곡식과 열기마저 겸허히 받아들이는 연료가 흑백 대비를 이루는 예술은 공간의 품격을 한층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층에 있는 ‘100%키친’은 온전히 자급자족으로 만든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대접한다. 양식장엔 쏘가리, 향어, 역돔, 철갑상어 등을 키우고 곳곳에 다양한 식물을 가꾸는 만큼, 신선도는 가히 최상이다. 대표 메뉴인 만나장어덮밥은 직접 공수한 장어와 갓 딴 상추, 파, 깻잎 등으로 깊은 풍미를 완성해 인기가 좋다. 아울러 계단을 내려가면 다다르는 뤁스퀘어 카페 역시 직접 수확한 민트, 바질 등을 이용해 갖가지 음료와 디저트를 신선하게 제공하고 있다.

문화에서 주거까지, 우리가 꿈꾸는 혁신 농촌
친환경 식재료의 상쾌하고도 풍부한 맛을 입 안 가득 음미했다면, 이제 자연을 몸소 느껴볼 차례다. 특히 뤁스퀘어가 공들여 구축한 ‘스템가든’은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줄기(STEM)를 뜻하는 이름과 같이 문화 전반을 집합하고 있어 일명 에브리 컬처 스페이스(Every Culture Space)라 불린다. 이상적인 온도와 습도 속에 성장하는 식물과 데크 아래 흐르는 자그마한 냇가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정원에선 삼삼오오 차 마시며 대화하거나 가지각색 이벤트,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한편 드넓은 초원엔 커다란 유리 온실이 우리를 반긴다. 다름 아닌, ‘이터블 가든(Eatable Garden)’으로, 사계절 내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구역이다. 그 안엔 힐튼 남해·금강산 아난티 골프&리조트를 설계한 민성진 건축가의 ‘메타 팜 유닛(Meta-Farm Units)’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소위 미래형 농막 모델하우스를 자처하는 해당 작품은 양옆으로 배치한 두 가지 유닛을 통해 결합과 확장성을 강조한다.
다시 바깥으로 나오면 지난 5월 개최한 <코리아 하우스 비전 2022>의 성과인 건축물 세 곳이 눈에 띈다. 우선, 간결한 삼각 지붕이 인상적인 ‘양(陽)의 집’은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제시한 아이디어다. 우리나라에선 무인양품 아트디렉터로 널리 알려진 그는 내부와 정원에 가장 쾌적한 면적인 35평을 각각 할애하여 삶이 곧 농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방감에 집중한 건축물을 선보였다.
또한, 최욱 건축가는 ‘작은 집’을 통해 자연과 주거가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방식을 구상했다. 경사진 지형에 따라 높낮이를 고려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도록 했으며 한국적인 감성이 물씬 드러나는 서가는 정교한 책 수납으로 시선을 모았다.마지막으로, 약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조기상 건축가의 ‘여가’는 집이라기보다 잠시 쉬어가는 정자에 가까운 형태를 띤다. 옹기종기 둘러앉을 수 있는 방이 있고, 마주앉아 차를 나눌 수 있는 원목의 상도 운치 있다. 원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바위가 신발을 놓는 댓돌을 대신하고 있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원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바위가신발을 놓는 댓돌을 대신하고 있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사람이 뿌리(Root) 내릴 수 있는 광장(Square),
뤁스퀘어는 시대와 동시에 사라져가는 과거가 아닌,
인간·자연·농사가 또 다른 시작이 되는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농사는 인류가 발 디딘 원점이자 더 나은 내일로 향하는 길
크게 한 바퀴 돌아, 원점이다. 아직 둘러볼 데는 남아있으니, 김대균 건축가가 지은 ‘컬티베이션 하우스(Cultivation House)’다. 우리말로 경작이라는 명칭답게, 뤁스퀘어의 취지, 의의, 비전 등 알찬 씨앗 같은 기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은 카페 라운지와 전시장으로 안내한다.
추천 도서와 영상 자료 등을 모아둔 휴식처에서 지적 유희를 즐기다가, 계단을 통해 처음 왔던 지점으로 향하면 구리 동판을 입힌 독특한 지붕 사이에 마련한 옥상을 발견할 수 있다. 하늘과 맞닿은 미로 같은 길의 중앙, 인공연못엔 바람 따라 잔잔히 물결이 인다.
이 물이 양식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작물에 영양분을 전하며 농업이 지닌 가치를 지속해서 드높일 것이다. 여기에 스마트 기술 발전과 인류의 노력이 더해질 때, 환경은 더 나은 내일로 도약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람이 뿌리(Root) 내릴 수 있는 광장(Square), 뤁스퀘어는 시대와 동시에 사라져가는 과거가 아닌, 인간·자연·농사가 또 다른 시작이 되는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뤁스퀘어

  • 위치 : 충북 진천군 이월면 진광로 928-27
  • 시간 : 오전 10시~오후 8시(일요일 휴무)
  • 요금 : 10,000원(36개월 미만 무료)
  • 연락처 : 043-533-7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