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게 즐기다

요리로 세계여행

내적 친밀감 가득한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 타스 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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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너무나도 가까운 나라 터키는 외모와 사는 환경은 다르지만 기질이 비슷해서 ‘형제의 나라’라고 칭할 정도로 친밀하다. 이제는 터키가 아닌 튀르키예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낯설긴 하지만, 여전히 동양의 끝자락과 서양의 시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나 튀르키예인들은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서, 튀르키예에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들은 친절한 배려를 받았다는 일화를 많이 쏟아낸다. 이번 호를 통해 거리상으로는 멀지만 내적 친밀함으로는 가까운 튀르키예의 식문화를 살펴보며 그들을 조금 이해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글·사진 김현학(iamfoodstylist 대표, 푸드디렉터)

문명의 다양성을 축적해온 수세기 동안의 역사,
아름다운 자연경관, 미식 등의
풍부한 관광자원이 많은 여행객을 감동시키고 있다.

터키가 맞아? 튀르키예가 맞아?
터키의 국호가 튀르키예로 바뀐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터키라는 국호가 익숙한 우리에게는 튀르키예는 아직 낯설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나라의 이름을 이렇게 바꿀 수 있는 건가 싶지만, 터키 내에서는 영어식 표현인 터키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국호의 원래 어원인 중세 라틴어 ‘튀르키’는 ‘용감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영어단어 터키(Turkey)는 칠면조와 혼동이 심하고 겁쟁이, 패배자 등을 뜻하는 속어로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여러 번 영어식 국호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가 지난해 말부터 국호를 ‘튀르크인의 땅’이라는 의미의 ‘튀르키예’로 변경하자는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펼쳐졌다. 올 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호를 우리나라의 문화와 문명,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 단어인 ‘튀르키예’로 변경하겠다” 고 발표했으며, 유엔(UN)에서도 정식 국가 명칭으로 승인되면서 ‘튀르키예(Türkiye)’를 국제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남동유럽과 서아시아의 대중문화 강국
튀르키예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지중해에 위치해 보스포루스 해협을 기준으로 두 대륙의 교차점에 있다. 튀르키예에는 매년 3천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방문한다. 문명의 다양성을 축적해온 수세기 동안의 역사, 아름다운 자연경관, 미식 등의 풍부한 관광자원이 많은 여행객을 감동시키고 있다. 또한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만나 새롭게 재창조한 튀르키예만의 독특한 예술과 패션은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남동유럽과 서아시아를 통틀어 가장 큰 경제규모와 국력을 갖춘 튀르키예는 드라마, 음악 등 문화 콘텐츠 제작에서도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대중문화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에서 만들어진 대중문화 콘텐츠는 남동유럽, 서아시아, 주변 국가 등에 수출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인의 미식 여행지
튀르키예는 수세기에 걸친 문화유산을 토대로 건강한 식재료와 창의적인 레시피가 더해진 특색 있는 요리로 세계적인 미식 여행지로 손꼽힌다. 특히 튀르키예 요리법은 재료의 모든 요소를 낭비 없이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요리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튤립모양의 유리잔에 담긴 향기로운 차이와 함께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기로 유명하다. 올리브오일로 조리한 전채, 메인요리, 전통 스튜 등은 물론이고, 우리네 육개장과 비슷한 음식도 있어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다만 양고기를 주로 이용하다 보니 특유의 양고기 냄새나 향신료에 민감하다면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풍부한 식재료와의 오묘한 콜라보레이션
튀르키예는 실로 다양한 식재료가 생산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장에서 어지간한 재료들은 다 구할 수 있어서 요리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튀르키예는 주식인 밀을 전부 자국에서 생산하고, 올리브와 석류, 무화과, 살구, 차는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이 재배된다. 또한 과일의 생산량도 엄청나서 저렴한 가격에 원 없이 즐길 수 있다. 견과류 생산량 역시 많아서 헤이즐넛은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독점하고 있으며, 피스타치오는 70%를 독점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 피스타치오를 마치 콩고물처럼 뿌려줄 수 있는 이유 역시 이처럼 엄청난 생산량 덕분이다.
또 다른 튀르키예 음식의 특징이라면 바로 향신료가 아닐까 싶다. 전통적으로 동서교역의 중심지였기에 다양한 문물이 유입된 결과라고 본다. 오레가노, 파슬리, 딜, 월계수, 넛맥, 큐민, 후추, 고추가 넘쳐난다. 시장에 가면 향신료만 파는 가게들이 넘치고 수백 가지의 향신료들을 무게로 달아서 판매한다. 그중에서 특이한 것이라면 아다나 케밥에 쓰이는 수막(sumak)이라는 향신료인데, 이것은 옻나무 진액을 굳혀서 사용하므로 옻나무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이라면 주의하여야 한다.

좌식문화 속 다양한 음식들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바로 좌식문화이다. 전통적으로 큰 쟁반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뺑 둘러앉아서 먹는다. 지금은 많은 튀르키예인들이 식탁을 사용하지만 아직도 동부 쪽에선 좌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모든 튀르키예 요리는 에크맥(ekmek)이라는 빵을 곁들여 먹지만, 케밥 같은 고기 요리에는 튀김감자 또는 필라프(pilav)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튀르키예식 밥인 필라프는 버터와 소금을 넣어 지으며, 서로 들러붙지 않아야 맛있다고 여겨진다.
또한 튀르키예인들은 공포에 가까운 단맛을 즐기는데 디저트, 말린 과일, 과자들은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달다. 피클과 잼의 달인들로 웬만한 식재료들은 우리네 장아찌처럼 다 피클로 만들어서 먹는다.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로는 개인적으로 돈두르마를 꼽는다. 아이스크림을 부르는 총칭이지만 전통 튀르키예식 아이스크림으로 매우 쫀득한 그릭요거트 아이스크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달달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진한 맛이 일품으로 식사 후 꼭 한 번 드셔보길 권한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
튀르키예에서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은 신성한 사원에 들어갈 때나,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한다. 다만 우리네 집과 달리 현관이 따로 없어 평평한 입구에 깔린 카펫 위에 신발을 가지런히 놓으면 된다.
또한 신발이 겹쳐 있으면 그 집 주인에게 불운이 따른다고 믿기 때문에 신발을 겹쳐서 놓으면 안 된다. 또한 튀르키예인들이 항상 “마샬라”라고 말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보호를 기원하는 말이니, 종교를 떠나서라도 호의임을 잊지 말자. 손님과 작별할 때 주인은 물을 바닥에 뿌리는 풍습도 있는데, 안전한 여행이 되길 바라는 뜻에서 물 한 바가지를 쏟기도 한다. 결혼한 부부의 집에 초대 받았을 때에는 절대 아내의 외모를 칭찬하면 안 된다. 이는 손님이 아내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고 믿을 수 있으며, 아내를 칭찬하되, 외모가 아닌 다른 부분으로 칭찬을 해주는 게 예의 바른 행동이다.

이웃사촌의 나라, 모두가 형제인 그곳
튀르키예 사람들에게 있어서 명예는 자신만의 체면뿐만 아니라 다른 이를 배려하고 베푸는 마음, 아량으로 잘못을 덮어주는 마음, 어른을 공경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마음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렇기에 친절하고 선한 사람들이 많으며 금세 친해지고 배려심이 깊다. 우리네 인심만큼이나 정이 넘치는 곳이다. 튀르키예 속담에 “집이 아니라 이웃을 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대도시에서조차 그들의 이웃문화는 아주 끈끈하다.
이처럼 한국과 정서적으로 친밀한 튀르키예이기에 여행하기에도 좋은 나라이다. 친절한 사람들, 새로운 문화와 이국적인 풍경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오는 낯선 설렘, 다양한 미식문화까지 튀르키예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그들의 배려에 상응하는 매너와 에티켓으로 보이지 않는 우정의 끈을 이어가길 바라본다.

타스 케밥

재료
밥 1공기, 소고기(등심) 300g, 양파 1/2개, 토마토소스 200g, 페퍼론치노 6개, 마늘 3쪽, 이태리파슬리 15g, 생수 1컵, 올리브오일 1.5T,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만드는 법

❶ 소고기는 사방 1.5cm 크기로 썰어준다. 마늘은 편 썰고, 양파, 파슬리는 잘게 다져준다.

❷ 예열된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넣고 강불에서 소고기를 색이 날 때까지 볶아준 후 잠시 빼놓는다. 기름은 버리지 않는다.

❸ 냄비에 양파를 넣고 볶아준 뒤 갈색빛이 올라오면, 마늘과 고기를 넣고 볶는다.

❹ 토마토소스, 소금, 후추, 다진 파슬리, 물을 넣고 뚜껑을 덮은 후 약불에서 1시간 정도 끓인 뒤 밥과 함께 곁들여 낸다.

TIP
• 소고기는 취향에 따라 안심을 사용해도 좋고, 정통 튀르키예 요리를 원한다면 양고기로 대체해도 좋다.
• 토마토소스는 시판용 소스와 함께 홀토마토를 넣어 볶으면 풍미와 식감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