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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처방전

가수 아이유도 앓는 청력 이상

난청, 고령층은 물론 젊은층도 안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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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최근 청력 이상을 고백한 후 난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아이유가 앓고 있는 이관개방증은 이관(귀와 코가 연결되는 유스타키오관)이 계속 열려 있어 자기 자신의 숨소리, 침 삼키는 소리 등이 들리는 증상이다.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결핵, 암 등이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난청 환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에 따르면 2011년 33만5,000명에서 2020년 54만2,000명으로 연평균 5.6% 증가했다. 다행히 난청은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난청은 서서히 진행되기에 이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다. 난청은 노화로 인해 많이 발생하지만 각종 소음이나 약물, 감염 등 다양한 이유로 나타날 수 있기에 젊은이도 주의해야 한다.

권대익(한국일보 의학전문기자)

고령으로 발생하는 ‘노인성 난청’이 가장 흔해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이루어져 있다. 외이(外耳)는 귓바퀴에서 고막까지, 중이(中耳)는 고막에서 달팽이관 입구까지, 내이(內耳)는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과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세 부분 가운데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난청이 된다.
난청은 가까이에서 말해도 멀리에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소리 자체는 들리지만 말소리를 구분하기 어려워 되묻는 횟수가 늘어나고 TV 소리의 볼륨을 점점 높이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난청은 노인성 난청, 선천성 난청, 소음성 난청, 돌발성 난청 등 아주 다양하다. 그중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노인성 난청이 가장 많다.
난청 정도는 dB(데시벨)로 표시하는데, 정상 수준은 0~25dB로 난청이 심할수록 수치가 증가한다. 26dB 이상의 난청을 보이는 비율이 65세 이상에서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노화로 인한 난청은 매우 흔한 퇴행성 질환이다. 40dB이 넘어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중등도 난청)여서 보청기 착용 등 재활 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보청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노인성 난청은 다른 난청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정확한 발음을 잘 듣지 못하면 뇌에 변화가 생긴다. 난청을 방치해 뇌가 정확한 발음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잃으면 보청기를 껴도 시끄럽기만 하고 알아듣기 힘들 수 있다.
또한 난청은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프랭크 린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팀이 12년간 성인 639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경도 난청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2배 높았으며, 조금 더 심한 정도의 난청은 치매 위험이 3배 높았고 중증도 난청은 5배나 더 높았다.
선천성 난청도 신생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선천성 질환이다. 1,000명 중 1명이 심한 난청으로 태어나고 200명 중 1명은 중등도 난청 진단을 받는다. 특히 선천성 난청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태어난 후 다섯 살까지 소리를 들으면서 언어 체계를 갖추고 말이 늘어나기 때문에 조기치료 시기를 놓치면 정상적인 언어 발달에 도달하기 힘들어진다. 다행히 최근에는 산부인과에서 태어나자마자 대부분 신생아 난청 선별 검사를 한다.
특정 약물도 난청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200여 가지 약물과 화학 물질이 청각 이상 등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부 항생제, 화학요법제, 아스피린, 이뇨제, 말라리아 치료제, 발기부전 치료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밖에 심장 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은 귀로 가는 혈액 공급을 방해해 난청을 일으킬 수 있다. 중이의 뼈에 생기는 귀경화증(이경화증)과 내이에 영향을 미치는 메니에르병도 난청을 일으킬 수 있다. 외상, 특히 두개골 골절이나 고막 천공도 큰 위험 요인이며, 감염 또는 귀지도 외이도를 막고 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젊은이도 피할 수 없는 돌발성 난청·소음성 난청
청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은 40~50대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돌발성 난청은 짧게는 수 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빠르게 청력이 나빠지는 질환으로, 대개 한쪽 귀에서 발생하고 심한 경우 청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일반적인 난청은 심한 소음에 오래 노출된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돌발성 난청은 시끄러운 소음에 노출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청력이 나빠지는 특징이 있다. 전문적인 정의는 순음청력검사에서 연속된 3개 이상의 주파수에서 30dB 이상에 해당하는 감각신경성 청력 손실이 3일 이내에 발생할 때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한다.
10만 명당 10명 이상 발병하는 돌발성 난청은 환자의 80%가 이명을, 30%가 어지럼증을 동반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기 등에 걸린 뒤 많이 생겨 바이러스 감염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혈관장애, 자가면역질환, 청신경 종양, 소음, 두부 외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이 생기면 다양한 청각 손상이 나타난다.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고 익숙한 소리가 왜곡돼 들리거나 이명이 생긴다. 대부분 한쪽 귀에 생기지만 양쪽 귀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돌발성 난청의 일종으로 저주파 음역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급성 저주파 감각신경성 난청’의 경우 20~30대 여성이 환자의 절반가량이나 된다. 이런 난청은 10% 정도가 메니에르병(발작성 어지럼증, 난청, 이명, 귀가 먹먹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송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발병 원인이 불명확한 급성 저주파 감각 신경성 난청이 생기면 달팽이관 내에 생기는 염증으로 귀를 솜으로 막은 듯이 소리가 먹먹하게 들린다”며, “다행히 스테로이드 계열 약이나 이뇨제 등으로 치료하면 70~80% 정도가 회복된다”고 했다.
돌발성 난청 치료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제를 먹는 것으로 시작해 고막 안쪽에 주사를 놓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를 강하게 쓰므로 위벽이 상하기도 하고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증상이 악화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겨 입원 치료를 하기도 한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치료를 해도 3분의 1은 완치, 3분의 1은 부분 회복, 3분의 1은 끝내 난청이 돼 보청기나 인공 와우 이식술이 필요하므로 발병 후 2주 이내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최근에는 개인용 음향기기 사용이 늘면서 큰 소음에 장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돼 발생하는 ‘소음성 난청’이 젊은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높은 볼륨으로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하거나, 공연장이나 클럽 등에서 음악을 지나치게 크게 듣게 되면 청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젊은 연령, 나아가 중·고교생에게도 난청이 증가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음악을 들을 때 소리 크기가 100dB 이상임을 감안할 때 2시간 이상 이런 소리에 노출이 되면 영구적 난청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볼륨을 50% 이하로 맞추는 것이 좋다.

TIP 난청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① 전화 통화하기가 어렵다.
② 둘 이상의 사람들과 동시에 대화하기 어렵다.
③ TV 소리를 너무 크게 해 주변 사람이 불평한 적이 있다.
④ 대화를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⑤ 시끄러운 장소에서 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⑥ 다른 사람에게 다시 한 번 반복해 말해주기를 청하기도 한다.
⑦ 대화하는 많은 사람이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⑧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잘못 이해해 부적절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⑨ 어린이나 여자의 말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⑩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잘못 이해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 3개 이상 해당하면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청력에 대해 자문해야 한다.(자료: 미국국립보건원)

‘심도 난청’이라면 인공 와우 수술해야
난청은 경도, 중등도, 고도, 심도 등 4단계로 분류한다. ‘경도 난청’은 1대 1로 대화하는 데는 문제없지만 옆에서 들리는 다른 소리(배경 소음)가 있으면 모든 단어를 알아차리기 힘든 상태다. ‘중등도 난청’은 직접 대화하거나 전화로 대화할 때 상대방이 어떤 말을 반복해주길 요청해야 하는 상태다. ‘고도 난청’은 보청기를 끼지 않으면 대화를 따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심도 난청’은 상대방이 크게 소리치지 않으면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상태다.
심도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끼거나 수술로 인공 와우(달팽이관)를 이식해야 한다. 보청기를 조기 착용하면 난청으로 인한 불편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지만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효과가 떨어진다. 인공 와우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양쪽 청력이 70dB 이상 손상되고 보청기를 써도 말소리 구분이 어려울 때다. 물론 한쪽 귀만 들리지 않는 비대칭형 난청 환자도 인공 와우 수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인성 난청 환자 중 보청기 효과가 없어지면 인공 와우 수술을 받기도 한다. 보청기나 인공 와우로 교정 청력이 개선되면 인지력의 저하 속도도 늦출 수 있고, 사회 참여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난청을 예방하려면 참기 힘든 큰 소리가 들릴 때 귀마개를 착용하는 게 좋다. 시끄러운 도로 건설 현장 옆을 지나갈 땐 귀를 막거나 가급적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길로 다니는 등 소음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작업장이 시끄럽다면 장벽이나 소음기 설치를 회사 및 고용주에게 요청한다. 여가 활동에서도 높은 수준의 소음에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비디오 아케이드, 불꽃놀이, 라이브 음악 콘서트, 스포츠 경기, 헤드폰으로 듣는 음악, 일부 어린이용 장난감의 소음에도 주의해야 한다. 시끄러운 곳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도록 하고, 특히 귀마개를 준비해 즉각 착용하는 게 좋다.

TIP 난청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

장시간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것을 줄여야 한다.
큰 소리로 인한 충격이나 지속적인 소음 노출을 피한다.
과식, 과음은 청력을 감소시킬 수 있기에 삼간다.
장시간 이명이 생기거나 의심될 때 전문 치료나 청력 검사를 받는다.
항생제, 소염제 등을 많이 먹으면 청각이 나빠질 수 있기에 조심한다.